연극 <맵핑히틀러>
독재자를 풍자하지만, 그보다 더 두려운 것은 독재자를 만들어낼 수 있는 우리 자신이다. 미디어와 선동의 시대, 민주주의가 스스로 독재자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역설을 묻는 정치 풍자극
연극 〈맵핑히틀러〉는 미디어와 선동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권력의 탄생을 그린 정치 풍자극이다. 1930년대 히틀러의 프로파간다에서 출발해, 100년 후인 2036년 유튜브와 소셜미디어의 시대에 또 다른 독재자가 탄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무대 위에 펼쳐 보인다.
이 작품은 과거의 독재를 재현하는 대신, 오늘날의 미디어 환경과 민주주의의 작동 방식을 통해 독재의 가능성을 바라본다. 프로젝션 맵핑과 라이브 카메라를 활용해 미디어의 이미지가 인간의 몸과 욕망을 점유하는 과정을 시각화하고, 익살과 유희에서 출발한 무대는 점차 집단적 광기와 맹목적 추종의 풍자로 확장된다.
〈맵핑히틀러〉는 2025년 경기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개발·초연되었으며, 2026년 서울문화재단의 지원을 통해 작품을 발전시켜 재공연했다. 초연과 재공연 이후 작품은 역사적 독재와 동시대 미디어 환경을 연결하는 독특한 시선과 세련된 무대, 강렬한 메시지로 주목받았다. 주요 언론 리뷰에서는 “역사의 교훈만으로 충분치 않다면, 이 연극을 보고 곱씹어볼 일”이라는 평가와 함께, “유튜브 알고리즘, 그리고 히틀러”라는 독특한 문제의식과 작품의 무대적 표현에 주목했다.
시놉시스
2036년. 공무원 시험에 낙방한 청년 한들호는 유튜버가 되어 활동을 시작한다. 그의 콘텐츠는 빠르게 대중의 관심을 끌고, 한들호는 어느새 1,000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거대한 인플루언서로 성장한다.
한들호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그의 말과 행동은 더 이상 개인의 것이 아니게 된다.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 그의 메시지를 확산시키는 미디어, 그리고 그의 곁에서 권력을 만들어가는 이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흐름을 형성한다. 한들호는 이러한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정치에 뛰어들고, 마침내 대통령에 당선된다.
한 사람의 성공으로 보였던 이야기는 어느 순간 집단의 이야기가 된다. 사람들은 무엇을 믿고 있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서로의 믿음을 강화하고, 한들호의 이미지는 점점 현실의 권력으로 변해간다.
과거의 히틀러와 닮아가는 한들호의 모습을 통해 〈맵핑히틀러〉는 묻는다. 독재자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것인가, 아니면 우리가 매일 보고 믿고 공유하는 것들 속에서 서서히 만들어지는 것인가.